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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걷는 지리산 둘레길 추천 코스

by greatmanji 2025. 6. 3.

 

걷기 여행의 가치, 지리산 둘레길에서 찾다

대한민국의 첫 국립공원이자 가장 웅장한 산맥 중 하나인 지리산은 깊은 숲과 유서 깊은 문화 유산, 풍부한 생태계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그 지리산 자락을 따라 조성된 ‘지리산 둘레길’은 약 300km가 넘는 도보 길로, 지역 주민의 생활 터전과 숲, 계곡, 논밭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평화로운 경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둘레길은 전 구간이 산을 오르는 코스가 아닌, 산자락을 따라 걷는 비교적 평탄한 길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에게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느끼며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자연 체험을 넘어서, 지리산을 둘러싼 마을의 전통과 역사, 생태 환경까지 몸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 또한 큽니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피고, 여름에는 그늘진 숲길과 계곡이 시원함을 선사하며, 가을에는 단풍과 들녘의 풍성함이 여행자를 반기고, 겨울에는 고요하고 투명한 숲의 정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에서 가족과 함께 걷는 경험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삶의 한 장면이 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됩니다. 특히 둘레길 대부분은 GPS 기반의 안내가 잘 되어 있고, 주요 지점마다 이정표와 거리표시가 있어 길을 잃을 걱정도 적습니다.

아이와 함께 걷기 좋은 지리산 둘레길 구간 5선

1. 인월~금계 구간 (약 13km) - 대표적인 입문 코스
지리산 둘레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로, 남원시 인월면에서 시작하여 금계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13km의 길입니다. 경사가 거의 없고, 마을길과 들길, 숲길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초등학생 이상 자녀와 함께 하루에 천천히 걷기 좋습니다.

도중에 인월시장과 운봉읍 전통마을이 있어 아이에게 전통시장 구경과 마을 체험의 기회를 줄 수 있으며, 걷는 동안에는 소나무 숲, 밭길, 전통 가옥 등이 계속 등장하여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휴식 공간과 마을 안내소가 곳곳에 있어 체력 소모 없이 여유로운 트레킹이 가능합니다. 중간 지점에는 농가형 민박이나 간이 매점도 있어 급한 간식이나 음료도 해결할 수 있어 가족 단위로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2. 금계~동강 구간 (약 9.4km) - 생태 체험과 조망이 우수
금계마을에서 시작해 동강마을로 이어지는 이 구간은 산길보다는 논밭과 계곡을 끼고 걷는 완만한 코스로, 특히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작은 계류가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숲속에는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많아 계절 변화가 뚜렷하며, 길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 코스 중간에는 나무 데크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가 직접 쌍안경으로 새를 관찰하거나 멀리 펼쳐진 들녘을 바라보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곳곳에는 생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자연학습 활동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지점에는 QR코드를 통한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도 지원되어 부모가 설명을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주천~운봉 구간 (약 14km) - 역사 문화체험 중심
이 구간은 남원시 주천면에서 운봉읍까지 이어지며, 구간 내에 실상사와 같은 고찰과 고분군, 전통 농가들이 있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에 좋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걷기 전 실상사에서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걷는 도중 고분 탐방로에 들러 고대 역사에 대해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산속이 아닌 마을 중심의 길이 대부분이며, 평탄한 흙길이 이어져 있어 걷기 편안하며 마을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거나 우연히 마주친 반려동물과의 교감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또한 운봉읍은 판소리의 본고장 중 하나로, 전통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위치해 있어 교육적 체험이 가능합니다.

 

4. 하동 평사리 길 (약 5km) - 짧고 인상적인 풍경
하동군 악양면의 평사리 일대는 지리산 둘레길 중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구간으로, 섬진강변을 따라 걷는 평탄한 길입니다. 산길보다 탁 트인 전망과 강바람 덕분에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걷기 좋으며, 평사리 들녘은 봄철 유채꽃과 가을 벼 익는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이 위치해 있어, 아이와 함께 역사 문학 탐방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코스 길이는 약 1시간 반~2시간 내외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반일 코스로 적합합니다.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고, 관광 안내소와 기념품점이 가까이 있어 여행 동선이 매우 효율적입니다.

 

5. 덕산~위태 구간 (약 7km) - 계곡과 숲의 조화
이 구간은 경남 산청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지리산 둘레길 중 비교적 조용하고 자연에 가까운 코스로 손꼽힙니다. 계곡 옆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과 참나무 숲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곳곳에서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길 자체가 아이에게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자연 소리와 생물 관찰이 가능하여 감성적 자극이 풍부한 코스입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물가에서 쉬어가며 간식 시간을 갖기 좋고, 가을에는 단풍나무 아래서 가족사진을 남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코스 말미에는 휴게소와 간단한 간식 판매 부스도 있어 여정을 마무리하기에 좋습니다.

자연 속에서 배우는 삶의 리듬

지리산 둘레길은 단순한 ‘걷는 길’을 넘어,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교실이 되고 가족이 함께 숨 쉬는 공간이 됩니다.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것은 아이에게 정해진 틀이나 속도를 강요하지 않고, 자기만의 리듬을 찾아가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흙길 위를 걷는 발의 감각, 바람이 볼을 스치는 느낌,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부모의 손을 잡고 걷는 따뜻함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삶의 진리를 알려줍니다. 가족은 이 길 위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자연과의 연결감을 회복하며, 반복되는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디지털 기기를 잠시 내려놓고 지리산 둘레길에서 가족만의 리듬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걷는 속도만큼이나 마음도 천천히 흐르는 그 길에서, 아이의 눈빛과 웃음소리에 담긴 세상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즐거워하는 가족 모습